향수를 구매할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알쏭달쏭한 용어들, '오 드 퍼퓸(Eau de Parfum)', '오 드 뚜왈렛(Eau de Toilette)', '오 드 코롱(Eau de Cologne)' 때문에 고민한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이름도 어렵고, 그 차이가 단순히 지속력에만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을 구분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은 바로 '부향률', 즉 향료 원액의 농도입니다. 이 부향률에 따라 향의 강도와 지속 시간이 결정되는 것이죠. 오늘은 향수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는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향수의 종류와 특징, 그리고 나에게 꼭 맞는 향수를 고르는 팁까지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향수, 이름에 숨겨진 비밀: 부향률이란?
향수는 기본적으로 향기를 내는 '향료'와 이 향료를 희석하고 확산시키는 '알코올', 그리고 약간의 '증류수'로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부향률(賦香率)'이란 전체 용액에서 향료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부향률이 높을수록 향료 원액이 많이 들어갔다는 뜻으로, 향이 더 진하고 풍부하며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반대로 부향률이 낮으면 향이 가볍고 은은하며 비교적 빨리 사라집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오 드 퍼퓸, 오 드 뚜왈렛 등의 명칭은 바로 이 부향률에 따라 향수를 등급별로 나눈 것입니다.

한눈에 보는 향수 등급: 퍼퓸부터 코롱까지
향수는 부향률이 높은 순서대로 크게 퍼퓸, 오 드 퍼퓸, 오 드 뚜왈렛, 오 드 코롱, 샤워 코롱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각 등급의 특징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퍼퓸 (Parfum / Perfume)
부향률: 15~30%
지속 시간: 약 7~10시간 이상
퍼퓸은 향수 등급 중 가장 높은 부향률을 자랑하며, 향수의 '정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료 원액의 농도가 매우 높아 소량만 사용해도 깊고 풍부한 향을 오랜 시간 동안 느낄 수 있습니다. 발향이 매우 강렬하고 지속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스프레이 타입보다는 병 입구를 살짝 찍어 바르는 '스플래시' 타입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향수 본연의 예술성을 가장 잘 표현한 등급이지만, 농도가 진한 만큼 가격대도 가장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오 드 퍼퓸 (Eau de Parfum / EDP)
부향률: 10~20%
지속 시간: 약 5~8시간
오 드 퍼퓸은 퍼퓸 다음으로 부향률이 높은 등급으로, 현재 시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유형입니다. 퍼퓸의 풍부함과 오 드 뚜왈렛의 대중성을 절충한 형태로, 적당한 강도와 긴 지속력을 모두 만족시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두 번의 분사만으로도 충분한 발향과 지속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향기가 오래가길 원하는 분들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지입니다. 데일리로 사용하기에도 부담이 없으며, 다양한 향조로 출시되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오 드 뚜왈렛 (Eau de Toilette / EDT)
부향률: 5~15%
지속 시간: 약 3~5시간
'뚜왈렛(Toilette)'은 프랑스어로 '화장', '몸단장'을 의미하며, '오 드 뚜왈렛'은 '몸을 정돈하는 물' 즉 '화장수'라는 뜻을 가집니다. 이름처럼 무겁지 않고 가볍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향수 입문자들이 부담 없이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등급이며, 은은한 향을 선호하거나 낮 시간에 가볍게 뿌릴 향수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됩니다. 오 드 퍼퓸에 비해 지속력이 짧아 오후에 한 번 더 뿌려주면 좋습니다.

오 드 코롱 (Eau de Cologne / EDC)
부향률: 2~5%
지속 시간: 약 1~2시간
오 드 코롱은 '쾰른의 물'이라는 뜻으로, 독일 쾰른 지방에서 유래했습니다. 부향률이 낮아 향이 매우 가볍고 상쾌하며, 지속력이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진한 향에 거부감이 있거나, 아주 은은한 향기를 선호하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지속력이 짧아 향수 본연의 역할보다는 샤워 후나 운동 후 리프레시 용도로 사용하기 좋습니다. 향이 빨리 날아가는 만큼 부담 없이 수시로 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샤워 코롱 / 오 프레쉬 (Shower Cologne / Eau Fraiche)
부향률: 1~3%
지속 시간: 약 1시간 내외
'오 프레쉬'는 '신선한 물'이라는 뜻으로, 향수 등급 중 부향률이 가장 낮습니다. 사실상 향수라기보다는 바디 미스트나 방향제에 가까운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샤워 후 전신에 가볍게 뿌려 은은한 향기를 즐기는 용도로 사용되며, 향이 매우 약하고 금방 사라집니다.
지속력, 부향률이 전부는 아니다?
지금까지 부향률에 따른 향수 등급을 알아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부향률이 높을수록 지속력이 길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향수의 지속력에는 향료 자체의 특성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향료(노트)의 특성
향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향이 변하는데, 이를 '노트(Note)'라고 합니다. 향수는 크게 탑 노트(첫 향), 미들 노트(중간 향), 베이스 노트(잔향)로 구성됩니다. 레몬, 베르가못 같은 시트러스 계열이나 가벼운 꽃 향기 등은 분자가 가벼워 빨리 휘발되는 탑 노트에 주로 사용됩니다. 반면, 머스크, 샌달우드, 바닐라 같은 무겁고 따뜻한 향은 분자가 무거워 오랫동안 피부에 남아 베이스 노트를 구성합니다. 따라서 같은 오 드 뚜왈렛 등급이라도 시트러스 계열 향수보다는 우디나 머스크 계열 향수의 지속력이 더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EDT와 EDP, 향이 다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라인의 오 드 뚜왈렛(EDT)과 오 드 퍼퓸(EDP)은 단순히 농도만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향의 구성(노트) 자체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드에서는 두 버전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특정 향료를 더하거나 빼서 전혀 다른 느낌의 향으로 재해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EDT 버전에서는 상쾌함을 강조하고 EDP 버전에서는 같은 향조에 무게감과 깊이감을 더하는 식입니다. 따라서 같은 이름의 향수라도 EDT와 EDP 버전을 모두 시향해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게 맞는 향수, 현명하게 선택하고 사용하는 법
향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마쳤다면, 이제 나만의 '인생 향수'를 찾고 그 향을 오래 즐길 차례입니다.
나에게 맞는 향수 선택 Tip
시향지에만 의존하지 마세요: 시향지에서는 향수의 첫인상인 탑 노트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향수는 사람의 체온, 체취와 만나 발향될 때 비로소 진짜 향이 완성됩니다. 손목 안쪽에 직접 뿌린 후, 최소 30분 이상 시간을 두고 미들 노트와 베이스 노트의 변화까지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절과 상황을 고려하세요: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가볍고 청량한 시트러스나 플로럴 계열의 EDT가 잘 어울립니다. 반대로 춥고 건조한 가을, 겨울에는 따뜻하고 깊이 있는 우디나 스파이시 계열의 EDP가 매력적입니다.

향수 지속력을 높이는 황금률
피부를 촉촉하게: 건조한 피부는 향수 입자를 붙잡지 못하고 금방 날려 보냅니다. 샤워 후 향이 없는 바디로션을 발라 피부를 촉촉하게 만든 뒤 향수를 뿌리면 지속력이 훨씬 높아집니다.
맥박이 뛰는 곳에: 향수는 체온이 높고 맥박이 뛰는 곳에 뿌렸을 때 가장 잘 확산됩니다. 손목, 목덜미, 귀 뒤, 팔꿈치 안쪽 등이 대표적인 포인트입니다.
비비지 마세요: 손목에 향수를 뿌린 뒤 양 손목을 비비는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마찰열로 인해 향수 입자가 깨져 본연의 향이 변질되고, 향이 더 빨리 날아가는 원인이 됩니다.
이제 향수병에 적힌 '오 드 퍼퓸', '오 드 뚜왈렛'이라는 글자가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으실 겁니다. 부향률이라는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향료의 특성과 나만의 취향까지 고려한다면 수많은 향수 속에서 당신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해 줄 특별한 향기를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나만의 시그니처 향을 찾아 떠나는 즐거운 여정을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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